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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 시티는 2천 만 명이 사는 대도시다. 한국처럼 대중교통, 병원, 식당 등 대도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사람이 많다는 느낌이 있다.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KFC, 맥도날드, 서브웨이, 공차가 있어서 반가웠다. 치안에 대한 걱정이 무색하게도 길거리와 상점을 갈 때마다 경찰 또는 보안 요원들이 서서 감시를 했고, 버스에는 여성 전용칸이 있었다. 무서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밤에 길거리를 돌아다니지 않는 걸 철칙으로 삼는다면 멕시코 시티는 매력적인 여행을 할 수 있는 도시인 것 같다. 일정 상 1.5일을 멕시코 시티에서 보냈고, 멕시코 시티에서 인상깊었던 3가지 경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멕시코의 볼거리와 먹거리

  멕시코와 한국은 시차가 14시간이다. 그래서 오전 10시부터 살짝 졸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시차 적응을 위해 밖으로 나서기로 했다. 먼저 구글 맵으로 가면 좋을 관광 명소들을 빠르게 저장하고, 가는 길을 알아보았다. 버스를 타고 카톨릭 성당을 시작으로 해서 소칼로 광장, 대통령궁, 현대 미술관, (멕시코 시티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을 돌아보았다. 현대 미술관의 벤치에서 잠깐 자다가 혼이 나고, 공원에서 잠시 낮잠을 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를 잃어버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다른 나라에 갈 때 스타벅스의 새로운 메뉴를 시켜본다는 친구가 생각났다. 스타벅스에서 들러 파라다이스 드링크라는 기묘한 음료를 마셔보았다. 파인애플과 말린 코코넛을 섞은 음료였다. 스타벅스가 은근히 여행자의 안식처가 되는 것 같다. 관광 후에 점심과 저녁으로는 타코, 퀘사디아, 소고기 구이를 먹었는데 엄청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바에 가서 한국에서도 해보지 않은 혼술을 했다. 감자튀김과 맥주를 시켰는데 컵 위에 고추 비슷한 것이 묻어 나왔다. 이 나라 사람들은 매운 것을 참 좋아한다. 과자까지도 온통 매운 맛 뿐이다. 무서워서 손대진 못했다.

 

친절한 멕시코 사람들

  해외여행을 할 때면 현지 사람들의 도움 받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면 좋은 점이 많다. 그 사람이 된 것처럼 그곳을 돌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Hello, my friend"라고 말을 걸면서 다가오는 사람들은 지나쳐야 상책이다. 멕시코 사람들에게 간단하게 궁금한 점을 물어볼 때마다 그들은 참 친절했다. 버스를 탈 때 어떤 사람들에게 방향을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들은 몇 정거장이 남았는지 계속 알려주었고 내릴 때도 도와주었다. 어떤 분들은 자리를 양보해주기도 했다.

  식당과 카페에서는 요청하지 않은 메뉴를 여러 개 맛보라고 주어서 조금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도 뭔가를 더 요구하진 않았다. 외국인에게 친절한 것은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오랜만의 해외 여행이다 보니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참 정이 많은 사람들이다.

 

멕시코에서 한국 문화 만나기

  저녁을 먹으러 구글 맵을 뒤져서 찾은 식당을 들어갔다. 멕시코 방송에서 전소미의 Dumb Dumb 뮤비가 흘러나왔다. 슈퍼마켓에서는 트와이스의 노래가 나오기도 했다. 아마 현지 사람들은 어느 나라 노래인지는 모르고 듣지 않을까 싶었다. 에어비엔비 호스트가 넷플릭스를 보라고 안내해주었는데 인기 목록에 한국 드라마가 은근 있었다. 10년 전에 방영했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와 '드림 하이'를 보니 반갑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멕시코까지 와서 미뤘던 '나의 해방 일지'를 시작했다. 시차 적응이 안될 때는 드라마를 봐도 되는 걸까. 후회는 내일의 내가 할 것이다.

 

멕시코 시티의 매력에 풍덩!

  막상 주문을 하거나 물건을 살 때는 배운 스페인어가 잘 나오지 않았다. 스페인어가 서툴러서 머쓱해하거나 방긋 웃는 일이 많았지만 돈은 잘 세서 주곤 해서 다행이었다. 씨엔또 뜨레인타 이 오초. 동전은 계속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한다. 짧지만 이곳에 익숙해졌고, 떠나기가 아쉬웠다. 지난 많은 여행을 돌이켜보면 이곳을 다시 못 올 수 있으니 뭐든 다해보자는 결심이 든다. 다시 그런 아련한 마음으로 다시 서울을 다시 살아가보고자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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